봄 이야기

서향의 설레임

Chipmunk1 2026. 3. 14. 00:09

내장사 깊은 품,
산등성이 굽어보는 관음전 축대 아래
서향이 낮은 몸으로 봄을 빚고 있습니다.

사람의 손길보다 바람이 먼저 닿는 곳,
거친 돌 틈 사이로 밀어 올린 저 몽우리들은
겨울의 무게를 견디고 일구어낸
가장 뜨거운 약속입니다.

아직 꽃잎 속에 향기를 가두고 있지만
부풀어 오른 자줏빛 꽃봉오리엔
머지않아 산 아래로 흘려보낼
천리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화려한 정원보다 외로운 축대 아래가
더욱 어울리는 서향의 절개,
그 상서로운 기별이 이제 곧 터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