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다시 찾은 정월 대보름달
Chipmunk1
2026. 3. 3. 23:44

(태고의 이끼를 머금다)
구름의 결이 달의 숨결과 맞닿아
신비로운 녹청색 이끼로 피어날 때,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장엄한 유물이 깨어나네.

(청회색 침묵의 깊이)
화사한 빛깔 잠시 내려놓고
숭고한 청회색 수의를 입은 저 달은
밤하늘 가장 깊은 곳의 노래를 들려주네.

(명암이 빚은 웅장한 얼굴)
짙은 구름 그림자가 바다를 훑고 지나며
숨겨두었던 굴곡진 표정을 깨우니,
달의 입체적인 맥박이 손끝에 닿을 듯 선명하네.

(밤바다의 물결을 닮아)
청회색 대서사가 완성되는 찰나
지구의 마지막 그림자는 얇은 미련으로 남고,
달은 이제 거대한 파도를 넘을 준비를 마치네.

(작별하는 어둠의 그림자)
누르던 무게를 벗어던진 윗녘에서
시린 은빛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니,
온전한 구형(球形)의 미학이 기지개를 켜네.

(보랏빛 아우라의 미소)
푸른 기운이 구름 입자 사이로 흩어져
달 주변을 몽환적인 보랏빛으로 감쌀 때,
우주는 셔터 위에 찰나의 마법을 부려놓았네.

(티 없이 맑은 귀환)
마지막 그림자마저 안녕을 고하고
매끄러운 은백색 원형이 복원되니,
기다림은 이내 찬란한 승리가 되어 차오르네.

(투명한 은청색의 눈부심)
씻어낸 듯 맑은 은청색 광채 아래
선명한 광조가 은빛 지도를 그리니,
병오년의 앞날이 이토록 밝게 비치네.

(대장정의 마침표)
모든 훼방을 이겨낸 당당한 위용
티끌 하나 없는 보름달의 영광 속에
정월 대보름 드라마는 영원한 전설로 새겨지네.

(시선이 머문 자리)
치열하고도 서정적이었던 보름달의 귀환
끝내 시선을 놓지 않았던 정성 어린 렌즈 끝에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서시(序詩)가 맺혔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