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도산서원에 찾아 온 모란을 보면서 상념에 잠깁니다

Chipmunk1 2025. 5. 8. 06:04

2025. 05. 04.

도산서원의 아기자기한 계단식 정원에는 두향이라도 놀러 온 듯, 소담스러운 모란이 도산서원을 온통 붉게 물들이고, 이승에서 못 다 이룬 꽃다운 스물을 바라보던 앳된 두향과 쉰을 바라보던 퇴계 이황의 절절한 사랑이 매년 오월이면 이곳 도산서원에서 잠시나마 환생하여 사랑을 꽃피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서른 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단양군수 재직 시, 구전으로 내려오는, 퇴계 이황과 그를 흠모하던 관기 두향의 9개월 남짓 절절한 사랑이야기를 주제로 단양에서는 관광상품화하고 있다지만, 퇴계 이황은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손수 도산서당을 짓고, 학동들에게 까지도 예를 다하여 학문을 전수하다 6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고, 후학들이 선생의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내오며 오늘날의 도산서원이 되었으니, 불우했던 가정사가 있었음에도 굴하지 않고, 높은 학문의 경지에 이르러 대학자의 반열에 올랐음은 후세의 칭송을 받아 마땅할 뿐만 아니라, 말년에는 홀로 도산서당에서 예로써 후학을 양성한 퇴계 이황의 숭고한 넋이 고스란히 붉은 모란으로 환생하여 도산서원을 환하게 밝혀줍니다.

나라(임금)에 대한 충성과 제자들의 입신양명을 독려하기 위해서 심었다고 전해지는, 사백여 년 된 여섯 그루 배롱나무의 붉은 꽃으로 유명한 병산서원과는 달리, 구전 대로라면, 마치 관기 두향이 선생을 못 잊어 매년 오월이면 찾아와 보름 남짓 머물다 가는 도산서원에서 세기의 로맨스가 재현되는 듯싶은 생각에 모란과 도산서원, 그리고 퇴계 이황과 관기 두향의 상관관계를 천천히 그려가며 잠시 상념에 잠겨봅니다.

그리고, 가정의 달 오월을 맞아 모란꽃을 보면서, 오늘은 도산서원에서 사랑하는 어머니를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