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히어리 꽃이 피었습니다.

Chipmunk1 2024. 3. 8. 06:31

2024. 03. 07.

히어리(Korean winter hazel, 송광납판화)는 영어이름에서도 짐작하겠지만,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에만 있는 대한민국의 특산식물입니다.

히어리란 이름이 왠지 외래종 같은 느낌이지만, 예부터 전라도 순천지방에서 십오 리(十五里, 6km) 마다 심어 거리를 표시했던 것이 유래가 되어 시오리나무라 불렀었는데, 학계에는 시오리의 전라도 사투리 히어리로  보고되고 채택되어 히어리나무라는 멋진 이름이 붙었답니다.

또한, 영어 이름인 Korean winter hazel(한국의 겨울 개암나무)는, 히어리의 잎이 개암나무의 겨울잎과 닮았다 하여 명명되었다 하니, 영어 명칭은 얼토당토않은 것이 조금 궁색해 보이긴 합니다.

나그네는 첫눈에 머리에 투구를 쓰고, 겹겹이 갑옷을 입은 모습이 마치 밀랍인형처럼 생기지 않았나 싶었기에, 종지를 여러 개 엎어놓은 듯한 꽃의 모양과 꽃잎이 밀랍처럼 생겼다 하여 부르는 납판나무(북한에서 부르는 이름)나 송광납판화도 영어명칭 한국의 겨울 개암나무보다는 더 개연성 있게 어울리는 이름이지 싶습니다.

봄의 노래라는 꽃말에 어울리게 노란색 꽃이 3-4월에 개화하는 히어리나무의 종족 보존이 잘 이루어지도록 관심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토종 식물로서의 히어리를 보기 위해 이 땅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