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강물길공원 겨울스케치
2022. 12. 25.
안동댐을 가장 가까이에서 올려다볼 수 있는, 가을의 낙강물길공원이 환상적인 유럽의 가을풍경을 제공해 준다면, 겨울의 낙강물길공원은 은은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고즈넉함에 꽁꽁 얼어버린 연못 어디선가 팅커벨이라도 튕겨 나올 것만 같은 신비로움이 숨어있다.
눈앞에 보이는 둔턱에는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있고, 쓸쓸해 보이는 은행나무 가지에 걸려 있는 태양이 멀리 보이는 월영교를 환하게 밝혀주는 낙강물길공원에도 서서히 낙조가 드리워진다.
나뭇가지에 걸린 태양이 눈과 얼음이 뒤덮인 연못 위로 길게 그림자를 만들고 낙강물길공원의 겨울은 하릴없이 깊어만 가는데,
시원한 물줄기를 떨구던 인공폭포의 얼어붙은 얼음기둥이 청송의 얼음골 인공폭포를 연상시키며 낙강물길공원의 겨울을 차갑게 만든다.
봄과 여름과 가을 까지도 시원하게 솟구치는 분수를 바라보노라면, 속세에서의 크고 작은 상처로 꽉 막혀있던 답답한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상쾌함을 느끼곤 했었는데, 멈춰버린 분수대가 겨울의 연못을 산책로와 이어주는 두터운 얼음 아래로 숨어버리고, 겨우내 작은 섬이 외롭지 않게 낙강물길공원을 낙강얼음공원으로 만들어 낭만을 더해준다.
초라해진 단풍과 메타세쿼이아 사이에 파란 하늘이 돋보이며 낙강물길공원에 겨울의 운치를 더해주고,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앙상해진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에 근심 걱정을 모두 올려 보내고, 한층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씩씩하게 세파 속으로 다시금 발길을 옮기게 하는 낙강물길공원의 의연한 겨울을 마음속에 가득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