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야기
메마른 단풍잎에 쌓인 눈을 바라보는, 폭설과 한파속의 동짓날 새벽 나의 斷想
Chipmunk1
2022. 12. 22. 04:25
조금씩 조금씩 내려 쌓이는 눈을
넋을 놓고 하염없이 바라보자니
너무 빨리 떠나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탈색되어 가는 단풍잎 위에
소복히 쌓여가는 순백의 눈처럼
아련한 그리움 속에서 스멀스멀
또렷해지는 추억으로 되살아나
홀로 남은 애잔함에 쓴 웃음만 짓게합니다
차마 떨쳐내지 못한 애련(哀憐)이
메마른 단풍잎 위에
그대로 남아있듯이,
내 마음도 어느덧
바짝 말라가는 단풍잎이 되어
앞이 잘 보이지않는
건조한 삶의 늪 속에서
탈출구를 찾지못해 쭈빗쭈빗 대다가
안타까운 지난 시간들의 애련(哀憐)이
상심(傷心)의 강을 건너게 합니다
하얀눈이 밤새 내려와
메마른 단풍잎 위에 한가득 쌓여도
단풍잎이 촉촉하게 젖기는 커녕,
얼다 녹다를 반복하다
살을 애는 삭풍이 불어오는 어느 날
힘없이 땅에 떨어져 밟히다 묻혀버리듯
젊은 시절로의 회귀를 아무리 꿈꿔봐도
이젠 어찌할 수 없이 회생 불능한
절망의 메마른 단풍잎이 되어가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마른 단풍잎이 남김없이 떨어지고
새로운 잎이 돋아나는 봄날이 오면
바짝바짝 메말라서 바삭거리던 마음속에
파릇파릇 희망이란 둥지를 소박하게 틀어놓고
어느날 뜬금없이 찾아올지도 모를
기약없는 희망이란 젊음을 무념무상 기다립니다
왜냐하면,
내게 남겨진 날들 중에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