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야기
대부도 안의 섬 구봉도의 낙조
Chipmunk1
2022. 12. 9. 17:00
오전 내내 진눈개비가 오락가락 거리고, 오후에는 흐리다 저녁무렵 해가 살짝 나온다는 일기예보에 한가닥 희망을 품고 오랫만에 시화방조제를 건너 구봉도에 가기전, 길목에 있는 '배터지는집'에서 영양굴밥을 맛있게 먹고, 4시 조금 지나서 구봉도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때 까지도 하늘은 찌뿌둥하니 해가 나올기미가 보이지 않더군요.
인적도 드문 대부해솔길인 구봉도 가는길의 작은 동산에 들어서서 열심히 발걸음을 재촉해서 구봉도 낙조대에 도착하니 해가 진건지 구름에 가린건지 약간 붉은 기운만 바다건너 영흥도 위를 달구고 있었습니다.
가려다 쳐다보고 가려다 쳐다보고를 몇차례 반복하며 햇님과 숨박꼭질을 수차례 거듭하고 나니 황금빛 해가 영흥도 위로 떠올라, 붉은 노을이 점차 햇님을, 아래서 부터 조금씩 채우다가, 이윽고 노을에 물든 붉은 태양이 서서히 바다 아래로 사라집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멋진 해넘이를 만난건 감출 수 없는 커다란 기쁨이었습니다.
살다보면, 만나지는 우연한 행복치고는 오랫동안 기억되어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지않을까 싶습니다.
서서히 태양을 채우는 붉은 노을처럼 남은 생은 좀 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유유자적하면서, 공허해지는 마음을 천천히 조금씩 채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