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늦은 가을 저녁, 운진항에서 해넘이를 만나다

Chipmunk1 2022. 11. 16. 03:57

2022. 11. 06.

5개월 여만에 다시 찾은 운진항 방조제 산책로.

그때는 우연히 해가 넘어간 뒤, 예쁜 저녁노을에 마음을 빼앗겼었는데, 오늘은 작정하고 찾았던 운진항.

해가 막 넘어갈때 도착했지만, 순식간에 해가 반쯤 수평선 아래에 잠겨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해넘이와 해돋이는 순식간에, 눈 깜짝할 사이에, 찰라에, 부지불식간에 진행된다.

왜일까?

간사한 나의 느낌이 그럴뿐, 태양을 향해, 지구별은 언제나 같은 속도로 자전과 공전을 반복해서, 하루는 24시간으로, 1년은 365일, 혹은 366일로 정해 놓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빠르다 푸념하고, 느리다고 초조해 하는 것이 단지 순간순간의 느낌인 줄 알면서도 입버릇 처럼 시간 탓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해지니 그러리라 생각하면서 봄에 이어 깊어만 가는 가을 저녁을 모슬포구에서, 그 때는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한참을 해가 진 서쪽 하늘의 아름다운 노을이 보이지않을 때까지 해변을 지키고 앉아있었고, 오늘은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해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자마자 총총히 포구를 떠났다.

어느덧 겨울이 늦은 가을의 운진항 저녁노을 속에서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