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황룡강 가을꽃 잔치
2022. 10. 12.
코로나 펜더믹 이전 까지는 Yellow City 장성의 이미지를 살리는 의미로 "노랑꽃 축제"라 불렸었는데, 해바라기와 황화코스모스를 제외한 코스모스, 천일홍, 백일홍은 노랑꽃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니, 노랑꽃 축제를 가을꽃 축제라 바꿔 부르게 된것은 억지스럽지 않은 합리적이고 사실에 입각한 매우 잘한 결정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국화와 맨드라미와 핑크뮬리가 예년과는 달리 축제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거듭나 가을의 풍미를 한층 짙게 만듭니다.
그리고, 황룡강 북쪽 강변은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중이니, 내년 가을 혹은 내년 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신해 있을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도없이 펼쳐졌던 해바라기 군락이 자취를 감춘것은 못내 아쉬웠지만, 해마다 똑 같은 모습을 구태의연하게 보여주기 보다는 뭔가 새로운 구경거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고심끝에 변화를 이끌어낸 지자체의 노력이 곳곳에 녹아있으니, 변화 하지 못하면 살아남을수 없다는 현대판 적자생존의 법칙은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강제로 변화되어지는 수모를 겪을수도 있다는 의미가 되니, 어제와 똑 같은 오늘 보다는 내일은 오늘과 사뭇 다른 새로운 날이 되리라는 기대를 품고 즐겁게 살아내겠다는 삶의 당당한 주인공이 되어 보기로 잠시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잡고 보니, 장성 황룡강 가을꽃 축제의 이유있는 변신이 대견하고 이 가을이 좀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너른 강변에 만개한 해바라기를 기대하며 도착하자 마자 북쪽으로 달리듯 찾아갔건만 포크레인이 분주 하게 정지작업에 한창입니다.
노랑꽃 축제에서 가을꽃 축제로 개명하면서 노란 해바라기 군락이 사라진 아쉬움을 천일홍과 백일홍 사이사이 식재된 키작은 해바라기로 달래야했습니다.
이 또한 새로운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고 있는 나의 고루함인지 모르겠다고 스스로를 토닥이면서, 띄엄띄엄 귀하게 서있는 해바라기를 찾아다니며, 양 보다는 질이라는 자기합리화를 해보지만 아끼던 장난감을 버스에 두고 내린 어린아이의 속상한 심정이 이해되는건, 해바라기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쉽게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작은 천일홍과 비교되는 해바라기의 커다란 얼굴이 마치 훈련병을 이끄는 온화한 소대장 같은 느낌이 들어 제법 잘 어울리는 조합으로, 누군가의 센스와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지난 축제때 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백일홍 군락 대신 천일홍과 국화와 핑크뮬리가 축제장의 많은 구역을 차지하고 있어, 그나마 노랑 백일홍이 그간의 노랑꽂 잔치를 빛내주었는데, 이제는 노랑 백일홍도 눈에 많이 띄지않으니, 명실상부한 가을꽃 축제의 장으로 거듭난 황룡강의 가을이 다양한 색으로 가을가을 합니다.
내년이면 백일홍이 얼마나 남을지?
아니면, 백일홍을 대신할 새로운 식구가 가을꽃 축제 를 빛내줄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온고지신도 좋고 일편단심도 좋지만, 과감하고 새로운 변화에 주저없는 장성군의 열정이 어떻게 축제장을 변화시킬런지 벌써 부터 기대가 됩니다.
전과 다르게 천일홍의 군락이 몰라보게 넓어졌지만, 대부분 탐방객들은 천일홍을 바라보는 눈이 그리 달가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탐방객들이 주마간산 하듯 천일홍을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그도 그럴것이 고개 숙여 자세히 보지않으면, 천일홍 의 진면목을 찾아보기가 녹녹하지 않기에 일면 이해 도 가지만, 일면 자세히 보지않으면 변치 않는 사랑 이라는 꽃말을 지닌, 우주의 삼라만상이 들어있는듯 오묘한 천일홍의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가 없을뿐만 아니라, 천일홍의 환상적인 아름다움 조차 느낄 수 없겠지요.
수줍은듯 활짝 웃는 미소가 고스란히 담긴 천일홍과 의미있는 눈맞춤을 하면서, 멀리서 보면 엄지 손톱만 한 그저 그런 평범한 꽃으로 보일수도 있겠으나, 그늘 아래서 찬찬히 뜯어보니, 헤어나기 쉽지않을 치명적 인 매력을 하나가득 품고 있습니다.
한해 살이 꽃인 천일홍은 이름 처럼 천일을 피어 있기 에는 다소 과장된 면이 없는건 아니지만, 백일홍 보다 오래 피어있기에 백일 이상 피는 천일홍이라 이름 붙여놓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유추해봅니다.
황룡강 가을꽃 축제장의 네발나비가 이꽃 저꽃 천일홍, 백일홍, 해바라기 가리지않고 예쁜 꽃으로만 옮겨 다니며 가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예쁜 꽃들위의 네발나비를 자세히 보면 조금 징그러워 보일수도 있겠지만, 화려한 날개짓으로 이꽃 저꽃 바쁘게 날아다니는 부지런한 모습이 정말 생동감 넘쳐보입니다.
언제 부턴가 꽃이 있는 곳이라면 마다않고 달려 갈 준비가 되어있는 나와 네발나비는 꽃과 함께 무념무상 유유자적하며 행복 가득 가을을 즐기고 있습니다.
가을꽃의 터줏대감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겨운 코스모스가 황룡강변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황화코스모스 군락이 예전만은 못해도 여전히 노란 가을꽃을 대표하고 있는 황룡강 가을꽃 축제의 장 입니다.
너무 흔해서 주목받지 못할지는 몰라도 코스모스 없는 가을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순정과 애정, 그리고 조화라는 꽃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코스모스 앞에서 살갑게 사진 찍는 연인들의 사랑스런 모습에서 가을의 낭만이 저절로 농익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