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내소사(來蘇寺) 전나무숲의 붉노랑상사화
2022. 09. 02.
속세를 뒤로하고 출가한 승려들이 걸음직한 피톤치드의 보고에는 9월이면 붉노랑상사화가 전나무숲길 오른쪽 숲에 장관을 이룬다.
화려한 산제비나비들이 여기저기서 춤을 추면서 붉노랑상사화를 회롱하듯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이리저리 자유롭게 파란 하늘과 내소사를 포근하게 감싸안고 있는 병풍같은 관음봉을 배경으로 꽃과 꽃사이로 분주하게 날개짓한다.
내소사 대웅전을 듬직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관음봉은 바다가 있는 노루목상사화길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절경이 아닌가싶다.
또한, 전나무 숲속에 끝없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 또한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이세상에서 유일무이한 곳이 아닌가 싶다.
빽빽하게 늘어선 전나무 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 위에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그리운 영혼이 내려다 보는 듯 뭉게구름이 중간중간 휴식을 준다.
모르긴 몰라도, 속세를 완전히 잊지못한 어느 승려가 주지스님 몰래 이 숲속에 들어와 붉노랑상사화의 은은한 향기를 맡으며 전나무 사이사이로 들어난 파란 하늘위에 평생 만날수 없을 그리운 누군가의 얼굴을 하얀 구름으로 뭉게뭉게 그려놓은 형상이지 싶다.
송이송이마다 가슴아픈 사연을 품고 있는듯이 보이는 붉노랑상사화는 누군가가 관상용으로 즐기기 보다는 속세와의 인연을 지우고, 새로운 영혼과의 인연을 시작하는 승려들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꽃이 아닌가 싶고, 거기에 더불어 종기등을 치료하는 약재로도 쓰임이 있다하니 산사에서 키우기에는 제격이 아닌가 싶다.
비록, 붉노랑상사화를 보기위해 왔지만, 유사깊은 산사를 그냥 지나치는건 도리가 아닌지라, 일주문 안으로 들어가 대웅전을 비롯한 고풍스런 건물들과 일주문 앞 연못에 딱 한송이 피어있는 백수련등을 사진으로 담아봤다.
633년(백제무왕 34년)에 혜구(惠丘)선사가 선운사의 말사로 창건하였다하니, 1,400년이 다 되어가는 고찰 이다. 내소사(來蘇寺)는 건립 초기에는 소래사(蘇來寺)라 부르다가, 임진왜란때 명나라의 장수 소정방이 찾아와 시주를 한것을 계기로 내소사로 개명했다는 설이 있지만, 입증할 관련사료는 없다한다.
오래도록 잘 보존하여 세속에서 찌들대로 찌든 중생들이 가끔씩 찾아와 피톤치드도 마시면서,
9월 초에는 붉노랑상사화의 향기도 맡으면서,
마음을 치유받는 마음의 해후소가 되었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