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상현(上弦), 홀로 깊어지는 푸른 밤

Chipmunk1 2026. 1. 28. 00:00

​(고요한 우주의 눈동자)

칠흑 같은 어둠 한가운데
푸른 기운 서린 눈동자 하나 떠 있습니다.
수만 년의 시간을 묵묵히 지켜온 저 눈길은
말 없는 위로가 되어 낮은 곳을 가만히 내려다봅니다

(거친 숨결이 빚어낸 무늬)

매끄러운 비단결인 줄만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선명해지는 흉터와 굴곡들.
무수히 부딪히고 깨어지며 새겨진 저 곰보 자국은
오히려 달이 살아낸 숭고한 훈장처럼 빛납니다

​(반쪽의 미학, 기다림의 철학)

다 채우지 않아 더 시린 아름다움입니다.
왼쪽 가슴에 품은 짙은 그림자는 결핍이 아니라
머지않아 차오를 빛을 위해 비워둔
달이 지닌 가장 너그러운 여백입니다

​(밤의 바다를 가르는 은빛 돛)

파도 하나 없는 검은 바다 위에
오른쪽으로 날을 세운 은빛 돛배 한 척.
바람도 닿지 않는 저 높은 곳에서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 고독한 항해를 이어갑니다

​(영원히 지지 않는 마음의 이정표)

세상의 모든 불빛이 숨을 죽여도
홀로 깨어 푸른 정적을 빚어내는 존재.
오늘 밤, 내 마음 한구석에도 저 달을 닮은
단단하고도 맑은 빛 하나 걸어두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