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아름다운 이호테우해변 낙조

Chipmunk1 2025. 6. 15. 05:37

2025. 06. 09.

오후 6시 20분, 정시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제주공항 5번 게이트를 부리나케 빠져나와 출발 직전의 렌터카 셔틀버스에 올라 그동안 수차례 이용해 낯이 많이 익은 기사분과 3개월 만에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7시로 예약한 렌터카를 타고, 십분 거리의 이호테우해수욕장으로 달려가, 이번 제주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린 해넘이를 맞습니다.

바다를 향해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모든 것이 이대로 멈춰 서도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지만, 무엇이 그리 급한지 브레이크 파열된 자동차처럼 태양은 거침없이 점차 빠르게 떨어집니다.

지고 있는 저 해는 분명 내일 아침 다시 떠오르겠지만, 이른 장마예보와 여행기간 내내 흐린 날씨와 비 예보로 점철된 여행 기간 동안에는 더 이상 저 해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합니다.

동지(冬至)를 코앞에 뒀던 지난겨울 여행 때, 공항으로 가기 직전 이호테우해변에서 만났던 해넘이는 동남쪽으로 많이 치우쳐서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해를 볼 수가 없었는데, 하지(夏至)를 코앞에 둔 반년 후의 해넘이는 정확히 서쪽 바다 정방향으로 떨어지는 자연의 신비에 온몸의 세포들이 저절로 탄성을 내지릅니다.

삼십여 분간 숨 가쁘게 진행된, 이번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소중한 해넘이를 뒤로하고, 무사히 산철쭉과 수국과의 성공적인 해후를 소망하며 제주여행의 첫날을 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