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제주로 가는 길

Chipmunk1 2024. 12. 17. 01:03

2024. 12. 15.

반복되길 원치 않는 혼란스러웠던 시간들로 말미암아, 겨울 여행을 가야 되나 접어야 되나 고민스러웠던 열흘 남짓한 기간이 나그네에게는 내심 갈등과 혼돈의 시간이었습니다.

완전하지 않은 채로, 일단은 안심하고 어느 정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아직 완벽하다 하기엔 이른, 넘어야 할 큰 산들이 앞에 놓인 불안한 심정이 채 가시지 않은 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여 준비해 온 제주로의 겨울 여행을 시작하기 위하여 갑자기 몰려온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설렘을 앉고 겹겹이 껴입은 익숙하지 않은 아둔해진 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탑승구가 변경되었다는 안내를 받고, 1층으로 내려가 버스를 타고 드디어 비행기에 올라 선명하게 시야에 가득 들어오는 김포 상공을 날아올라 실로 오랜만에 제주로 향합니다.

설국(雪國) 한라로 가는 하늘 길은 마치 구름이 하얀 눈으로 뒤덮인 듯한 착각이 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시끄러운 사바세계는 구름 아래로 자취를 감추고, 나그네는 비행기와 함께 구름 위에 숨었습니다.

그것도 잠시, 다도해 남쪽 바다를 건너 지난 유월 수국 여행을 끝으로 억지로 잊고 지냈던, 눈과 동백의 나라 제주에 안착했습니다.

지금부터는 모든 걸 잊고, 사랑하는 제주와 깊은 사랑에 빠져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