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산골살이 체험일지(8)
Chipmunk1
2024. 8. 9. 04:23

손바닥 만한 텃밭의 잡초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잡초에 가려 보이지 않던 오이 삼 형제가 자라다가
땅에 막혀서 더 이상 뻗지 못하고 휘어진 모습으로
늙어가는 오이에서 굴곡진 인생의 데자뷔를 봅니다.
오이꽃은 또 오이를 맺으려고 동화책의 별과 같이
깜찍한 모습으로 잡초 속에서 존재감을 내보이며
방긋 웃는 모습이 어찌나 해맑아 보이던지, 불현듯
내 아이들 해맑았던 어린 시절의 데자뷔를 봅니다.
오이꽃 뒤에서 시나브로 늙어가는 오이의 모습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젊은 시절은 찰나에 지나가버리고
나도 모르게 세상의 뒤편에서 시나브로 늙어가면서
탄식만 늘어가는 불가항력적인 데자뷔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