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동장군을 맞는 선성수상길

Chipmunk1 2023. 12. 8. 07:39

2023. 11. 23.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대표관광지를 소개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은 선성수상길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

[안동 예끼 마을에 자리한 선성 수상 길은 물 위에 놓인 그림 같은 길이다. 선성현 문화단지와 안동 호반자연휴양림을 연결하는 이 길은 약 1km 길이에 폭 2.75m에 이르는 데크로 조성됐다. 독특하게도 물 위에 뜨는 부교 형태라, 바람이 불어 안동호에 잔잔한 물결이 생기면 선성 수상 길도 따라서 부드럽게 흔들린다. 또 물이 많고 적음에 따라 부교의 높낮이도 달라진다. 그야말로 안동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길인 셈이다. 선성 수상길 중간에는 1974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예안 국민학교를 추억하는 공간이 풍금과 책걸상, 그리고 물속으로 사라져 버린 마을 흑백사진으로 꾸며져 있는데 그곳이 바로 예안 초등학교가 있던 위치라고 한다. 참고로 예끼는 예술과 끼가 있는 마을이란 뜻이다.]

바다를 방불케 하는 안동호를 가로지른 나무데크길이 호수에 떠있는 채로 안동호반자연휴양림이 다가올수록 데크길이 한쪽으로 많이 기울어 혹시 물속으로 뒤집어지는 건 아닌지 소심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텅 빈 데크길에서 망중한을 즐깁니다.

호수에 잠겨 꼭대기만 섬처럼 남아있는 나지막한 산 위에는 겨우살이가 마치 까치가 집을 지어놓은 양 나뭇가지에 매달려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안동호와 선성수상길을 내려다보고 있는 선성현 문화단지에는 옛 관아를 재현한 예스러운 건물들이 안동호와 선성수상길과 제법 잘 어울립니다.

안동호를 내려다보고 있는 아직은 봐줄 만하게 붉은 단풍은 만추가 내어주는  마지막 선물이지 싶습니다.

예끼마을 초입, 선성수상길에 가기 전, 돈까스로 명성이 높은 "카츠예안"에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안동참마 수제돈까스'에 마음을 빼앗기고, 선성현 문화단지에 있는 고풍스러운 카페에서 걸쭉한 수제 대추차를 조심스럽게 스푼으로 떠 입에 넣으면서 빼꼼하게 열린 창호지를 발라놓은 창틈으로 넘어오는 상큼한 만추의 향기를 맡으며 가을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