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무궁화/단풍잎부용/단풍잎촉규화(蜀葵花)가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만듭니다

무궁화가 피고 연꽃이 피는 연못가에 수련을 내려다보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만개하는 더없이 아름다운 여름꽃이 있으니, 바로 물 위에서 피는 무궁화라 하여 물무궁화라고 부르고, 잎이 단풍잎과 닮았고 꽃은 연꽃 저럼 아름다운 부용을 닮았다 하여 단풍입부용이라고도 부르고, 접시꽃처럼 큼직한 꽃이 해바라기처럼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하여 단풍잎촉규화라고도 불려지고 있는데, 요즈음은 단풍잎부용으로 통일되게 부르는 경향이 있는 듯싶네요.

부여 궁남지의 연꽃단지에서 수련과 함께 있던 단풍잎부용을 보았을 때, 세상에 이렇게 아름답고 고운 꽃도 있었구나 하는 감탄에 행복했었는데, 지난주 수원 영통의 영흥수목원 분수연못가 풀섶에 핀 단풍잎부용을 보고는 또다시 감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꽃이 바로 물무궁화요 단풍잎촉규화요 단풍잎부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제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시흥의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산책길을 천천히 걷다가 멀리 연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빨갛게 보이는 연꽃단지 위 둑방길이 시작되는 길옆에 적색단풍잎부용에 이끌려 한달음에 달려가니, 적색단풍잎부용뿐만 아니라, 보기 드문 백색단풍잎부용이 마치 깔맞춤이라도 하려는 듯 하늘을 향해 높이 활짝 웃으며 흩뿌리는 이슬비와 보슬비에 흠뻑 젖어 청초하면서도 화려하게 아름다운 자태로 여름꽃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듯했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뜨거운 여름을 아름답게 꾸며주고 식혀주는 단풍잎부용으로 부터 남은 여름의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마지막 무더위를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시원한 감성 에너지를 듬뿍 얻고, 단풍잎부용 같은 아름답고 선한 에너지가 또한 세상을 선순환시켜 주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싶은, 아직은 견딜만한 무더위가 곧 시작될 휴일 아침을 유유자적하는 마음으로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