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야기

수세미가 익어가는 여름

Chipmunk1 2023. 8. 12. 19:11

노란 꽃을 피우더니 어느새 길쭉길쭉 커다랗게 열매를 맺다가 다양하게 구부러지는 수세미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옵니다.

수세미의 사전적 의미는 "(기본의미) 설거지할 때 그릇을 씻는 데 쓰는 물건. 예전에는 수세미외의 열매 속이나 짚 따위로 만들었으나, 지금은 주로 화학 섬유로 만든다."라고 합니다.

아마도 60대 이상에서는 수세미 하면 고유명사인 채소 수세미가 먼저 떠오를 테고, 요즘 세대를 포함 60대 미만의 청장년 세대들은 설거지할 때 그릇을 닦는 데 쓰는 물건으로서의 보통명사인 수세미가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린 시절 대문 밖 공동으로 이용하던 우물가에 설거지가 끝난 후 돌 위에 걸쳐놓았던 각각의 하얀색 수세미가 그리움으로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있습니다.

새벽부터 이슬비와 보슬비가 교대로 끊임없이 내리는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의 숫세미 터널에서 오래된, 그러나 엊그제 같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수세미로 말미암아 어린 시절 정겹던 추억들이 비교적 얌전하게 지나간 태풍을 뒤로하고, 시원하고 청량한 주말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