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야기
백련이 피기 시작한 두물머리에서 유월 마지막 주말 아침을 시작합니다
Chipmunk1
2023. 6. 24. 14:19
오랜만에 화창한 초여름 아침을 두물머리에서 맞으러 부지런을 떨며 태허정로를 내 달리다 팔당댐에 거의 다 달아서 두물머리를 붉게 물들이는 해돋이를 보고 새삼 아침이 너무 일찍 시작됨에 깜짝 놀랍니다.
두물머리 나루터를 슬쩍 지나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의정원을 먼저 들렀지만, 어느새 꽃양귀비는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잡풀들만 무성해 황량하기까지 한 물의정원을 초입에서 뒤돌아 나와 두물머리 나루터 쪽으로 방향을 돌립니다.
다행히도 두물머리 연꽃단지에는 백련이 언제부터 피기 시작했는지 기대 이상으로 만개한 백련들이 반겨 줍니다.
바다 같은 두물머리에 아침해가 서서히 떠 오르고,
백련단지에 아침햇살이 쏟아지면서 백련이 덩달아 꽃잎을 열어 백열등에 불이 들어오듯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능소화가 연꽃단지 가운데 서서 내려다보고 살구나무에 살구가 주렁주렁 열린 두물머리 연꽃단지의 아침 풍경이 맑은 날씨와 더불어 새벽에 길을 떠나 온 나그네를 흡족하게 해 줍니다.
아직은 백련이 절정기에 도달했다 하기는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올 처음 보는 백련이니 만큼 흐뭇하기 그지없습니다.
어느새 엄마 오리만큼 훌쩍 자란 아기오리들이 아직 까지는 엄마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맛있게 아침식사하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두물머리를 뒤돌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