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여름 싱그러운 푸른 새벽을 깨우며
개울가 호젓한 길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차오르는 아침 이슬 머금은 풀숲 사이로
어디선가 코끝을 스치는 아련하고 달콤한 향기.

이름 그대로 모진 겨울을 온몸으로 견뎌내고
마침내 수줍은 꽃망울을 터뜨린 인동초(忍冬草).

처음 피어날 땐 선녀의 옷자락처럼 정갈한 백색이었다가, 날이 저물고 햇살이 깊어지면 황금빛 귀한 빛깔로 변해간다.

금빛 은빛 가느다란 꽃잎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밤하늘을 수놓는 작은 불꽃놀이처럼 피어난 모습. 그 곁에는 붉은 장미가 정열을 뽐내며 피어있지만, 소박하면서도 은은한 인동의 품격은 결코 가려지지 않는다.

긴 겨울의 인내를 지나 이토록 고운 향기를 피워내듯, 우리네 삶도 묵묵히 견뎌낸 시간만큼 깊은 향을 남기리라.


일찍 환해진 초여름 아침, 발걸음마다 가득 쌓이는
자연의 선물 같은 향기에 마음을 가만히 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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