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여름 푸른 잔디 밭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저희들끼리 소곤소곤
꽃등을 켜고 있습니다.

붉은 진정(眞情) 한 자락 품고
하얀 톱니바퀴 돌려가며
짧은 계절의 순간순간을
눈부신 무늬로 수놓는 날,

한 송이 피어나면 수줍은 고백이 되고
무더기로 어우러지면
둥근 꽃다발 축제가 됩니다.

초록 잎사귀 사이로
맑은 햇살 번져가는 한낮,
바람이 슬쩍 다가와
그 고운 수염을 간지럽히면

수목원 외딴 길목마다
붉고 하얀 미소의 향기가
차오르게 번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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