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우화정, 한쌍의 원앙처럼

Chipmunk1 2026. 4. 5. 04:16

​내장산 우화정의 아침,
차가운 공기 사이로 화려한 깃털을 뽐내는 원앙 한 쌍이 나뭇가지에 내려앉아있습니다.
수컷은 오렌지색 '은행잎' 모양 깃털과 화려한 머리 장식으로 멀리서도 눈에 띄고,
암컷은 수수하고 단아한 회갈색 깃털로 자연 속에 녹아 있습니다.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물 위를 떠다니는 모습이 익숙한 녀석들이 건조한 나뭇가지 위에서
서로를 말없이 지켜보는 모습이 퍽 인상적입니다.

​원앙의 금슬이 좋다는 말은 사실 그들의 화려함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바람 부는 숲에서도, 차가운 물 위에서도
결국 고개를 돌리면 곁에 누군가 있다는 안도감.
그 평범하고도 깊은 신뢰가 그들을 가장 아름다운 새로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화정 원앙처럼,
우리 삶도 화려한 날이든 쓸쓸한 나뭇가지 위든
그저 묵묵히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마음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봄의 시작에서 전해진 이 다정한 풍경이
오늘 나그네 마음에도 따뜻한 물결을 만들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