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장산 우화정의 아침,
차가운 공기 사이로 화려한 깃털을 뽐내는 원앙 한 쌍이 나뭇가지에 내려앉아있습니다.
수컷은 오렌지색 '은행잎' 모양 깃털과 화려한 머리 장식으로 멀리서도 눈에 띄고,
암컷은 수수하고 단아한 회갈색 깃털로 자연 속에 녹아 있습니다.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물 위를 떠다니는 모습이 익숙한 녀석들이 건조한 나뭇가지 위에서
서로를 말없이 지켜보는 모습이 퍽 인상적입니다.

원앙의 금슬이 좋다는 말은 사실 그들의 화려함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바람 부는 숲에서도, 차가운 물 위에서도
결국 고개를 돌리면 곁에 누군가 있다는 안도감.
그 평범하고도 깊은 신뢰가 그들을 가장 아름다운 새로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화정 원앙처럼,
우리 삶도 화려한 날이든 쓸쓸한 나뭇가지 위든
그저 묵묵히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마음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봄의 시작에서 전해진 이 다정한 풍경이
오늘 나그네 마음에도 따뜻한 물결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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