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연분홍 설렘, 백양사 고불매

Chipmunk1 2026. 3. 31. 14:36

백암산 거대한 바위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선 곳, 천년 고찰 백양사의 뜰에 다시 봄이 찾아왔다.

연못 위로 솟구치는 맑은 물줄기는 대기를 깨우고, 그 너머로 수줍게 피어난 연분홍 꽃구경에 발길이 멈춘다. 고불매(古佛梅), 그 이름만큼이나 깊고 그윽한 세월을 품은 나무가 올해도 어김없이 연분홍 설렘을 가지 끝마다 매달았다.

기와지붕의 곡선과 어우러진 연분홍 꽃구름은 먼발치에서도 눈이 시릴 만큼 화사하다. 묵직한 고목의 등걸을 뚫고 피어난 저 맑은 빛깔은, 모진 겨울을 견뎌낸 생명의 환희이자 봄이 건네는 가장 다정한 인사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연분홍 꽃잎을 바라보며, 잠시 소란한 마음을 내려놓고 고요한 향기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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